PseudoRec

허블 우주망원경을 수리하기 위해 우주를 탐사하던 라이언 스톤 박사는 폭파된 인공위성의 잔해와 부딪히면서 소리도 산소도 없는 우주 한 가운데에 홀로 남겨지는데... 우주 영화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작품이자, 제86회 아카데미 7개 부문을 석권한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SF걸작이다. 영화는 우주를 탐사하던 라이언 스톤이 사고로 인해 소리도 산소도 존재하지 않는 광활한 우주 한가운데에 홀로 남겨지는 상황에서 시작된다. 지구로부터 600km 떨어진 곳, 깊이도 넓이도 알 수 없는 그 무한의 공간에서 라이언은 철저히 고립된다. 망망대해 같은 공간에서 절망에 굴복하지 않고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어 결국 생존하고야 마는 인간의 모습은 우주 공간이 지닌 압도적인 고요함과 깊이를 알 수 없는 공포감 사이를 오가며 깊이를 알 수 없는 경이로움을 선사한다. 영화는 고요하고 조용하지만 그 어떠한 우주 영화들보다 강렬하다. 관객은 관찰자의 입장에서 그녀의 감각에 동참하며 생존을 위해 투쟁하는 그의 모습을 숨죽이고 바라보게 된다. 관람을 마치고 땅을 밟는 순간, 우리는 다리를 당기고 있는 중력이 새삼 새롭게 느껴질 것이다. 알폰소 쿠아론 감독은 5년 뒤 영화사에 기록될 또다른 걸작 <로마>를 완성했다.  (2020년 제8회 무주산골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