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eudoRec

“잘하자. 자식이 잘 해야 애비가 산다!” 재위기간 내내 왕위계승 정통성 논란에 시달린 영조는 학문과 예법에 있어 완벽한 왕이 되기 위해 끊임없는 노력을 기울인다. 뒤늦게 얻은 귀한 아들 세자만은 모두에게 인정받는 왕이 되길 바랐지만 기대와 달리 어긋나는 세자에게 실망하게 된다. “언제부터 나를 세자로 생각하고, 또 자식으로 생각했소!” 어린 시절 남다른 총명함으로 아버지 영조의 기쁨이 된 아들. 아버지와 달리 예술과 무예에 뛰어나고 자유분방한 기질을 지닌 사도는 영조의 바람대로 완벽한 세자가 되고 싶었지만 자신의 진심을 몰라주고 다그치기만 하는 아버지를 점점 원망하게 된다. 왕과 세자로 만나 아버지와 아들의 연을 잇지 못한 운명, 역사상 가장 비극적인 가족사가 시작된다. [ PROLOGUE ] 역사상 가장 비극적인 ‘8일간의 기록’ 첫째 날 “이것은 나랏일이 아니고 집안일이다. 나는 지금 가장으로서 애비를 죽이려고 한 자식을 처분하는 것이야” 세자는 뒤주 안으로 들어가고 영조는 쇠못을 박는다. 둘째 날 “…세자의 생모 영빈이 고하기를 과인의 목숨이 호흡지간에 있다며 대처분을 청하였다” 영조는 세자의 무리를 벌하고 그를 평민으로 만드는 교지를 쓰라 명한다. 셋째 날 “언제부터 나를 세자로 생각하고, 또 자식으로 생각했소” 뒤주를 깨고 도망쳐 나온 세자를 잡아 다시 가두고, 무덤처럼 뒤주 위에 떼를 덮는 영조. 넷째 날 “이 일은 궁궐 담장을 넘을 수 없는 내 집안의 문제다” 견디기 힘든 갈증 속에 부채를 집어 든 사도는 그 안에서 자신이 그린 용 그림을 발견하고 오열한다. 다섯째 날 “몽아, 어젯밤엔 왜 안 짖었니. 너도 주상이 무서우냐” 캄캄한 뒤주 속에서 자신의 운명을 예감하는 사도. 여섯째 날 “자식이 아비에게 물 한잔도 드릴 수 없사옵니까?” 사도와 말 한마디 나눌 수 없는 세손은 영조에게 눈물로 호소한다. 일곱째 날 “내가 바란 것은 아버지의 따뜻한 눈길 한 번, 다정한 말 한마디였소…” 임금과 세자가 아닌 아비와 자식으로 마음의 대화를 나누는 영조와 사도. 여덟째 날 “생각할 사, 슬퍼할 도, 사도세자(思悼世子)라 하라” 아들의 죽음을 직접 확인한 영조는 회한의 시호를 내린다. [ ABOUT MOVIE ] 1,230만 <왕의 남자> 이준익 감독, 역사상 가장 비극적인 가족사를 재조명하다! 이준익 감독은 모두가 알고 있는 역사적 사건이지만 그 누구도 제대로 알지 못한 ‘사도’의 가족사에 집중하여, 어떤 순간에도 왕이어야 했던 아버지 ‘영조’와 단 한 순간만이라도 아들이고 싶었던 세자 ‘사도’의 이야기를 조선역사에 기록된 가장 비극적 가족사로 풀어냈다. <왕의 남자>를 비롯해 <황산벌><구르믈 버서난 달처럼><평양성> 등 사극 장르에 일가견이 있는 그는 “약 250년 전 조선 왕조에서 일어난 비극적인 사건 ‘임오화변’에 대해 그리스 로마 신화, 셰익스피어의 어떤 비극보다도 더 참혹한 실화”라고 전하며 ‘사도’ 이야기를 재조명했다. ‘영조’와 ‘사도’ 그리고 ‘정조’에 이르기까지 3대에 걸친 인과관계를 그려내고 싶었다는 이준익 감독은 “56년의 이야기를 현재와 과거의 사건을 교차시키는 구성으로 두 시간 안에 담아낸다면 3대에 걸친 이야기를 풀어내기에 좋은 방법이 될 것이라 생각했다”며 새로운 구성을 취한 이유에 대해 밝혔다. 특히 남다른 총명함으로 ‘영조’를 기쁘게 한 ‘사도’의 어린 시절부터 서로의 진심이 어긋나기 시작하는 ‘대리청정’과 두 사람의 갈등이 첨예해지는 ‘양위파동’, 그리고 이들을 둘러싼 가족들의 엇갈린 이해 관계를 밀도 있게 보여줌으로써 관객들에게 극적인 긴장감과 감성적인 공감을 동시에 불러일으킬 예정이다. 이준익 감독과 <사도>를 통해 처음 호흡을 맞춘 송강호는 “<사도>의 이야기는 모두가 알고 있는 역사 속 실재했던 비극이지만, 이준익 감독의 따뜻한 시선이 더해져 새롭게 재탄생 했다”고 그에 대한 신뢰를 내비쳤다. 유아인은 “이준익 감독은 배우의 눈높이에서 작품을 바라보는 배려심과 칼날같이 매서운 통찰력을 지닌 분이다. 신뢰를 바탕으로 온전히 촬영에 집중할 수 있었다”며 소감을 전했다. 역사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과 인간에 대한 애정 어린 시선을 담은 연출력으로 관객들을 사로잡아온 이준익 감독은 <사도>를 통해 역사의 재현을 넘어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이야기를 선사할 것이다. 2015년 가장 강렬한 만남! 송강호만이 보여줄 수 있는 ‘영조’ 유아인이어야만 했던 ‘사도’ 대체불가의 캐스팅이 완성해낸 완벽한 캐릭터! 명불허전 연기력의 국민배우 송강호와 차세대 대표 배우 유아인이 영화 <사도>를 통해 처음 만났다. <괴물><설국열차><관상><변호인> 등 대한민국 관객들이 믿고 보는 ‘최고의 연기력’, 송강호는 자신의 필모그래피 사상 처음 왕으로 변신해 조선시대 중흥기를 이끈 성군이지만 완벽주의적 성향 때문에 아들을 벼랑 끝으로 내몰게 되는 아버지 ‘영조’의 복합적인 내면을 깊이 있게 표현해냈다. 그는 “’영조’는 한 나라의 군주이기도 했지만 한 가정의 가장이기도 했기에 ‘영조’의 인간적인 고뇌를 표현하고 싶었다. 또한 ‘영조’의 40대부터 8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연기를 하다 보니, 외형은 물론이고 호흡 하나, 목소리 하나, 걸음걸이 하나에도 신경 써야 했다”고 밝히며 ‘영조’가 되기 위한 과정을 전했다. 한편, <완득이><베테랑> 등의 작품을 통해 개성 있는 마스크와 호소력 있는 연기력을 선보인 유아인은 강압적인 아버지 ‘영조’와 갈등하며 비극적 운명을 맞이하는 ‘사도세자’ 그 자체가 되어 관객들의 마음을 움직인다. “시나리오를 보고 나서 ‘영조’와 ‘사도’ 부자 사이의 지독한 감정들에 넉다운이 될 정도였다. 왕위를 계승해야 하는 세자로서의 버거운 운명을 짊어진 ‘사도’의 감정이 무엇일까에 대해 깊게 생각했다”며 ‘사도’가 되기 위한 치열한 노력을 엿볼 수 있게 했다. 송강호, 유아인의 강렬한 만남으로 대체불가의 캐스팅을 완성해낸 이준익 감독은 “송강호라는 인물이 ‘영조’를 연기하는데 그야말로 ‘살아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는 카메라 앞에서 매 순간, 단 일초도 ‘영조’가 아닌 적이 없었다. 시나리오 단계에서부터 유아인을 머릿 속에 떠올렸다. 영화를 찍을 때도 연기 디렉션이 필요 없을 정도로 기질 자체가 이미 ‘사도’였다.”며 배우들에 대한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문근영, 전혜진, 김해숙, 박원상 ‘영조’와 ‘사도’를 둘러싼 인물들 탄탄한 연기력을 바탕으로 빛나는 존재감 발휘! 문근영, 전혜진, 김해숙, 박원상까지 이름만으로도 신뢰감을 주는 충무로 배우들이 <사도>에서 조선시대 왕가로 연을 맺었다. 데뷔작 [가을동화]부터 [바람의 화원]까지 청초한 매력과 안정된 연기력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은 문근영이 <사도>에서 ‘사도세자’의 아내이자 ‘정조’의 친모인 ‘혜경궁’ 역을 맡아 아들을 지키기 위해 남편을 외면하는 비정한 모습을 보이는 인물을 입체적으로 표현해냈다. <더 테러 라이브>의 대테러센터 팀장, <인간중독>에서 최중령의 아내 등 캐릭터에 완벽하게 녹아든 연기로 관객들의 호평을 이끌어낸 배우 전혜진이 ‘영조’의 후궁이자 ‘사도세자’의 생모 ‘영빈’을 연기했다. 그녀는 남편과 아들 사이 벌어진 비극을 목도하는 애통한 모습을 통해 관객들의 애틋한 공감을 자아낼 예정이다. 또한, <해바라기><깡철이><박쥐><도둑들> 등 국민 엄마에서부터 강렬한 악역까지 폭넓은 스펙트럼을 자랑하는 관록의 배우 김해숙이 ‘영조’의 양어머니 ‘인원왕후’ 역으로 관객들과 만난다. 김해숙은 ‘사도’에게 한없이 인자한 할머니의 모습을 보여주는 반면, ‘영조’에게는 결코 물러서지 않는 대왕대비의 냉철한 카리스마를 발산한다. <남영동 1985>의 민주화 운동가, <부러진 화살>의 노동 변호사의 모습으로 관객들에게 지성파 배우로 깊은 인상을 남긴 박원상은 ‘사도’의 장인이자 ‘혜경궁’의 아버지 ‘홍봉한’ 역을 연기했다. 그는 가문의 안위를 위해 사위의 죽음을 묵인할 수 밖에 없는 이성적인 인물을 묵직하게 표현해냈다. 이준익 감독은 “<사도>는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파생되는 심리변화를 따라가는 영화다. 가족관계에서 일어나는 갈등 속에서 자신의 소중한 가치를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사람들의 감정을 깊숙이 들여다 보고 싶었다. 문근영, 전혜진, 김해숙, 박원상 등 명배우들의 탄탄한 연기가 비극적인 역사 사건을 둘러싼 인물들의 엇갈린 이해관계를 밀도 있게 표현해주었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스크린과 브라운관에서 종횡무진 활약하는 대한민국 대표 연기파 배우들의 가세로 완성해낸 <사도>의 비극적 가족사는 관객들에게 깊은 울림을 선사할 것이다. [ SPECIAL STORY ] 모두가 알고 있는 역사사건 그러나 그 누구도 제대로 알지 못한 이야기 <사도> 속 역사 키워드 다섯 가지! #1 조선 21대 왕 ‘영조’ 본명은 이금, 숙종의 차남이며 경종의 이복동생으로 경종 때 왕세제로 책봉된다. 영조는 1724년부터 1776년까지 조선왕조 500년 역사상 가장 긴 52년의 재위기간을 거쳐 18세기 조선의 중흥기를 이끈 성군이다. 부드럽고 민첩하면서 다소 날카로운 성격을 지녔던 영조는 학문과 예법에 있어서 완벽을 추구했다. 영조는 탕평책을 통해 과열된 붕당 간의 경쟁을 완화하며 민생을 위한 정치를 펴나갔지만, 형 경종을 독살했다는 의혹과 천민 신분의 후궁 소생이라는 출신 때문에 평생을 왕위계승 정통성 논란에 시달렸고, 1762년 임오년, 자신의 아들인 사도세자를 죽음으로 몰고 가는 안타까운 선택을 하게 된다. #2 영조의 둘째 아들 ‘사도세자’ 본명은 이선, 영조의 첫째 아들 효장세자가 어린 나이에 죽은 지 7년 만인 1735년에 태어난 사도는 두 살이 되기 전에 세자로 책봉되었다. 사도는 어려서부터 매우 영특하여 3세 때 ‘효경’을 읽고 ‘소학’의 예를 실천했지만 성장하면서 학문보다는 무술이나 그림에 심취하는 예술가적 기질을 드러냈다. 하나뿐인 아들에 대한 영조의 과도한 기대는 급격한 실망으로 바뀌었다. 어떻게든 종사를 이어야 한다는 막중한 책임감으로 세자의 교육에 심혈을 쏟았던 영조의 집착에 가까운 노력은 두 사람의 갈등을 초래한다. 왕으로서 탕평과 완벽을 추구하는 아버지와 달리, 자유롭고 진취적인 사고방식의 아들 사도세자는 아버지 영조로부터 극심한 불신과 가혹한 꾸중을 들으며 돌이킬 수 없는 길을 가게 된다. 이는 28세에 이르러 아버지에 의해 뒤주에 갇혀 죽음을 맞이하게 되는 비극적 사건으로 귀결된다. #3 어긋난 기대 ‘대리청정’ 대리청정이란 임금의 허락을 받아 여러 일을 대신 수행하는 것을 뜻한다. 보통 대리청정은 왕세자 및 왕세손, 왕세제가 담당하였고, 그들을 소조라 불렀으며 당시의 국왕을 대조라 하였다. 영조는 왕의 기질과는 거리가 있는 사도세자를 훈련시키기 위한 조치로 1749년(영조 25년) 그가 15세 되던 해, 자신을 대신해 정치를 수행하도록 했다. 영조는 사도세자를 심히 못마땅히 여기면서도 대리청정을 거두지 않았는데, 사도세자는 칭찬과 격려는커녕 호통과 폭언을 들으면서도 세자된 책임으로 대리청정을 수행했다고 한다. #4 어긋난 진심 ‘양위파동’ 양위는 임금이 자신의 왕위를 죽기 전 후계자에게 계승시킨다는 것을 의미한다. ‘양위파동’은 임금의 양위선언에 의한 일련의 정치적 변동을 지칭하는 것으로, 영조는 사도의 대리청정이 시작되기 전까지 무려 5회나 양위 의사를 밝히며 신하들의 충성도를 시험했다. 재위 14년(1739년), 16년(1740년), 20년(1744년), 21년(1745년), 그리고 25년(1749년)으로 사도세자의 나이는 각각 4, 5, 9, 10, 14세 때였다. 영조는 사도를 세자로 책봉하고 이를 양위파동으로 적절하게 이용했다. 실제로 그럴 의사가 전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세자와 신하들은 혼신의 힘을 다해 양위를 만류해야 했고, 그 때마다 사도는 석고대죄하며 철회를 애원했다. 그러나 대리청정과 양위파동을 거치면서 두 사람의 관계는 돌이킬 수 없이 악화되고 사도세자의 불안증세도 극심해졌다. #5 돌이킬 수 없는 운명 ‘임오화변’ 임오화변은 1762년 임오년, 아버지 영조에 의해 뒤주에 갇힌 사도세자가 8일만에 숨진 사건이다. 1762년 노론의 하수인 나경언이 사도세자의 비행 10가지를 영조에게 고하는 일이 발생하여, 영조의 분노가 극에 달하게 된다 이에 사도세자는 억울함을 호소하며 석고대죄하였으나, 결국 7월 4일, 영조는 사도에게 자결을 명하였고 실패로 돌아가자 세자를 폐하는 교지를 내려 뒤주에 가두었다. 참고자료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 SPECIAL Q & A ] 이준익 감독, 송강호, 유아인 <사도>를 말하다! # 이준익 감독 Q. ‘사도’의 이야기를 영화화하게 된 계기는? A. <사도>는 모두가 아는 역사 이면의 비극적 가족사를 담아낸 영화다. 모두가 알고 있는 역사적 사건이지만 그 누구도 제대로 알지 못한 ‘사도’의 가족사에 집중해 ‘영조’와 ‘사도’ 그리고 ‘정조’에 이르기까지 3대에 걸친 인과관계를 그려내고 싶었다. 아들을 뒤주에 가두어 죽게 만들 수 밖에 없었던 아버지의 사연, 그리고 그들의 마음과 심리를 따라간다. 비극적인 이야기지만 ‘영조’와 ‘사도’의 갈등에 관객들이 공감하고 사극을 더욱 가깝게 만났으면 했다. 사실을 근거로 이야기를 끌고 가지만, 그 이야기 속에는 결국 사람이 존재한다. ‘영조’와 ‘사도’, ‘정조’ 그리고 ‘혜경궁’, ‘영빈’을 포함한 수 많은 인물들 사이의 심리와 감정에 집중하려고 했다. Q. ‘영조’와 ‘사도’를 어떻게 그려내고 싶었나? 송강호, 유아인의 연기는 어땠나? A. “송강호라는 배우가 ‘영조’이고, 유아인이라는 배우가 ‘사도’다”라고 생각하고 촬영에 임했다. 지금까지 한번도 왕 역할을 해본 적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송강호는 ‘영조’ 그 자체였다. 카메라 앞에서 매 순간 단 일초도 ‘영조’가 아닌 적이 없었고, 그야말로 살아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시나리오를 각색하는 과정에도 ‘사도’ 역할에 계속해서 유아인을 떠올렸다. 유아인에게서 느껴지는 특유의 반골 기질이 ‘사도’를 느끼게 했고, 연기 디렉션 없이도 훌륭하게 해냈다. Q. 영조, 사도, 정조 3대에 걸친 아버지와 아들의 이야기인 듯 하지만, 남자들을 둘러싼 여자들의 관계도 흥미롭다. 가족관계이면서 동시에 권력관계인 그들의 관계를 어떻게 그려냈나? A. 권력은 부자간에도 나눌 수 없고, 부엌살림은 모녀간에도 나눌 수 없다는 말이 있다. 어떤 사회적 역할이 부여되면 그것과 상충되는 부분이 가족 안에서 발생한다는 뜻인데, ‘영조’와 ‘사도’에게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세상의 모든 존재는 태어나서 성장하고 성숙하는 과정 안에서 관계의 갈등을 얼마나 지혜롭게 잘 극복해내느냐가 삶의 전체를 이루는 방향이다. 권력을 중심으로 남자들의 주변부에 있는 여자들이 아니라, 권력 이상의 가치로서 여성들의 생각과 선택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들도 남자들 못지않게 자신의 인생 전체를 걸고 목숨을 건 채 자신의 가치관을 지켜내기 위해 최선을 다한 여성들이다. Q. 이준익 감독이 제시하는 <사도>의 관람 포인트는? A.. 56년의 이야기를 현재와 과거의 사건을 교차시키는 구성으로 두 시간 안에 담아낸다면 3대에 걸친 이야기를 풀어내기에 좋은 방법이 될 것이라 생각했다. 영화 속 인물들을 명료하게 설명하기 보다는, 그들의 관계를 들여다보고 싶었다. 관객들이 영화를 관람하면서 순간 순간의 인물과 인물 사이에 깊숙이 들어가는 심리와 감정에 집중해 주었으면 좋겠다. # 송강호 Q. 시나리오의 어떤 점에 끌려서 선택하게 되었나? A. ‘사도’라는 소재는 드라마와 영화를 통해 많이 제작되고 소개되어 왔다. 실제로 일어났던 비극, 실화가 가지고 있는 힘에 호기심이 생겼다. ‘사도’도 그렇지만 ‘영조’도 상식적인 아버지의 모습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과연 한 나라의 군주라는 것이 어떤 자리이기에 피붙이를 죽일 수 밖에 없었던 이유와 왕이라는 직책에 대한 궁금증에 끌려 <사도>를 선택하게 되었다. Q. 이준익 감독과의 호흡은 어땠나? A. 이준익 감독의 작품을 한 작품도 빼놓지 않고 모두 봤다. 그의 작품은 항상 따뜻한 시선이 느껴진다. 비극이나 가슴 아픈 이야기를 하더라도 그 속에 따뜻한 시선과 포용이 녹아 들어있다. 20여 년 동안 충무로에서 같이 활동을 하면서도 한번도 인연이 닿지 않았기 때문에 늘 궁금했고, 또 같이 작업해보고 싶었던 분이었는데 드디어 <사도>로 만나게 되었다. 연출가로서도 굉장히 훌륭하지만, 촬영이 다 끝난 시점에서도 인간적으로 존경스러운 분이었다. 잊지 못할 촬영이었고, 늘 뵙고 싶고 다음 작품에서도 또 만나고 싶은 분이다. Q. 송강호가 생각하는 ‘영조’란? ‘영조’의 내면 갈등을 표현하기 위해 어떤 고민을 거쳤나? A. 관객들에게 ‘영조’라는 인물을 설득력 있게 전달하기 위해 노력했다. ‘영조’는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의 모습도 있지만, 나라를 이끌어나가는 군주로서의 자존심이 그에게는 가장 강하게 작용했던 것 같다. 두 시간의 한정된 영화의 러닝 타임 안에서 ‘영조’의 인간적인 고뇌와 아픔을 심도 깊게 다루고 싶었다. 피붙이를 내칠 정도로 왕의 자리가 가지고 있는 중압감이 ‘영조’에게 크게 작용하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 Q. ‘사도’를 연기한 유아인과의 호흡은 어땠나? A. 굉장히 매력적으로 연기하는 배우이고 ‘사도’ 역할에 가장 잘 맞는 배우라고 생각한다. 유아인의 연기에는 모성 본능을 자극하는 지점이 있다. ‘사도’의 절박한 상황, 어쩔 수 없는 광기 이런 것들이 유아인의 연기를 통해 입체적으로 전달이 될 것이고, 또 <사도>에서 크게 빛을 발할 것 같다. Q. 송강호가 제시하는 <사도>의 관람 포인트는? A. <사도>는 아버지 ‘영조’와 아들 ‘사도’의 심정을 절절하면서도 담담하고 솔직하게 담아낸 영화다. 허구를 가미한 작품이 아닌,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영조’와 ‘사도’ 두 사람의 감정에 초점을 맞추었다. 아버지와 아들의 심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려고 노력했다. 독특하고, 개성 강하고, 또 힘이 있는 사극 한 편이 완성된 것 같다. # 유아인 Q. 시나리오의 어떤 점에 끌려서 선택하게 되었나? A. <사도>는 짧은 내 연기 인생 가장 마음으로 끌렸던 작품이다. ‘사도’를 연기할 수 있는 일생일대의 기회를 놓쳐서는 안되겠다고 생각했다. 배우로서 이런 감정을 연기로 표현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나에게 왔구나 라는 생각에 ‘사도’라는 역할을 꼭 붙잡고만 싶었다. 시나리오를 읽는 내내 아버지 ‘영조’와 아들 ‘사도’ 부자의 애증인지 악연인지 알 수 없는 지독한 감정들에 넉다운이 될 정도였다. Q. 이준익 감독과의 호흡은 어땠나? A. 굉장히 에너지가 넘치고 배우의 눈높이에서 작품을 바라보는 배려심이 있는 반면, 칼날같이 매서운 통찰력을 지닌 분이다. 평소에는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사람처럼 느껴지지만 촬영에 돌입하면 냉철한 시선으로 배우의 연기를 정확히 짚어낸다. 서로 간의 두터운 신뢰를 바탕으로 의지하면서 촬영에 집중할 수 있었다. Q. 유아인이 연기한 ‘사도’는? A. ‘사도’의 감정이나 그가 처한 상황들을 깊이 따라가려고 했다. ‘사도’를 단순하게 광인으로만 분류할 것이 아니라, 그의 마음 속에 관객들이 따라와서 충분히 이해하고, 공감하고, 슬퍼할 수 있도록 감정적인 연약함을 드러내려고 많이 애썼던 것 같다. ‘사도’의 손을 잡아주고 싶은 연민, 동정심을 발휘하는 캐릭터이기 때문에 내가 가진 부드러운 면모를 많이 드러낸 것 같다. Q. 복합한 감정선을 지니고 있는 ‘사도’의 극적인 감정 변화를 연기하기 위해 노력한 점이 있다면? A. ‘사도’라는 인물이 처해있는 상황 자체가 아주 특수하고 일반적이지는 않다. ‘사도’는 벗어날 수 없는 운명에 맞닥뜨리게 되고, 어긋난 운명을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 왕위를 계승해야 하는 세자로서의 버거운 운명을 짊어진 ‘사도’라는 인물의 감정이 무엇일까 하는 감정의 고유함에 대해서 깊이 있게 고민해야 했다. 뒤주에 들어가기 전 분노, 절망에서부터 뒤주 속에서 극한의 두려움으로 치닫는 ‘사도’의 감정 변화에 특히 집중했다. 또한 영화 자체가 과거와 현재가 교차되는 구성을 취하고 있어서 연기할 때 도움이 되었다. 8일간의 하루하루가 포인트가 되어 연기의 증폭을 맞추고 조절하는 데 용이하게 작용했던 것 같다. Q. ‘영조’를 연기한 송강호와의 호흡은 어땠나? A. 배우로서 굉장히 존중해 주었다. 촬영에 임할 때 ‘영조’와 ‘사도’는 가장 중요한 순간, 가장 중요한 연기를 만들어내는 ‘운명 공동체’였기 때문에 본인의 역할이 아닌 ‘사도’를 연기하는 나의 롤까지 염두에 두고 촬영 내내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어 주었다. 마주 대하기도 벅찬 조심스러운 대선배님인데, 연기 호흡은 척 하면 척일 정도로 완벽했다. Q. 유아인이 제시하는 <사도>의 관람 포인트는? <사도>는 이 세상 모든 아버지와 아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이자 기성세대와 신세대의 갈등이라고 볼 수도 있다. ‘사도’라는 인물과 ‘영조’라는 인물이 대변하는 세대간의 부딪힘이나 갈등이 인간적인 측면에서 다루어져 있기에 관객들이 ‘영조’와 ‘사도’의 갈등에 충분히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